[화담일보=조하준기자] 르브론 제임스가 고교 선수로 필라델피아 팔레스트라 코트에 섰던 2002년 12월 22일, 그의 세인트빈센트세인트메리는 지역 강호 스트로베리맨션을 85-47로 꺾었다. ESPN이 관계자들의 회고를 통해 되짚은 이날 경기는 큰 점수 차의 승부와 함께 제임스와 상대 간판 모리스 라이스의 막판 일대일 대결로 기억됐다.
경기의 출발점은 2002년 여름 행사 기획자 제러미 트리트먼이 세인트빈센트세인트메리의 드루 조이스 2세 감독에게 보낸 팩스였다. 트리트먼은 유망주들이 출전하는 농구 행사를 운영하며 여러 유명 경기장에서 경기를 열자고 제안했다. 당시 제임스는 17세에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를 장식하며 이미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조이스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장소는 펜실베이니아대의 팔레스트라였다. 감독은 이곳에서 뛰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트리트먼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에는 경기장 측과 협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이후 매표 책임자에게 매진을 자신하며 대관 추진에 나섰다.
팔레스트라는 필라델피아 대학 농구의 주요 무대였다. 지역 대학들의 ‘빅 파이브’ 대항전이 오랫동안 열렸고, 관중석이 코트 가까이 붙어 있는 구조로도 알려졌다. 트리트먼은 전국 최강팀보다는 필라델피아를 대표할 상대를 찾았고, 라이스가 이끄는 스트로베리맨션을 선택했다.
라이스에게도 특별한 시기였다. 그는 윌트 체임벌린이 보유한 필라델피아 고교 통산 득점 기록 2252점에 도전하고 있었다. 제임스와 맞붙는 날을 앞두고 기록 경신까지 필요한 점수는 80점이었다. 지역의 득점 스타와 전국적인 유망주의 만남에 관심이 쏠리면서 입장권 문의가 이어졌다.
관중석에는 앨런 아이버슨도 자리했다. 트리트먼은 수용 인원 8700명보다 최소 150명을 더 입장시켰다고 회고했다. 당시 고교생 관중이었던 아론 코언은 훗날 자신이 펜실베이니아대 선수로 경험한 전국 1위 노스캐롤라이나대와의 경기보다도 이날 관중석이 더 빽빽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경기 흐름은 일찍 기울었다. 시즌 개막 후 6연승을 달리던 세인트빈센트세인트메리는 전면 압박 수비로 상대를 몰아붙이며 전반 한때 36-15로 앞섰다. 라이스는 전반에 던진 야투 6개를 모두 놓쳐 무득점에 그쳤고, 3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는 65-25까지 벌어졌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4쿼터 초반의 공방이었다. 라이스가 자신의 두 번째 야투를 3점슛으로 성공시키자 제임스도 공간을 비워 달라고 한 뒤 3점슛으로 응수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라이스의 드리블을 막던 제임스가 미끄러져 넘어졌고, 라이스의 후속 3점슛은 림에도 닿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직접 대결에 관중석의 열기는 높아졌다. 제임스는 다시 공격에 나서 또 한 번 3점슛을 넣었다.
트리트먼은 제임스가 관중석의 긴장과 열기를 알아채고 다른 선수 8명을 물린 뒤 라이스와 약 4분 동안 일대일 공방을 벌였다고 기억했다. 제임스의 동료 로미오 트래비스는 이를 상대의 실력을 직접 확인하려는 경쟁심으로 해석했다. 제임스는 26점·7리바운드·7도움, 라이스는 13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제임스는 이후 스티브 내시와 진행한 팟캐스트 ‘마인드 더 게임’에서 팔레스트라의 역사와 분위기, 관중석의 아이버슨, 그리고 라이스와의 승부를 떠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