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김채온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2026년 망명 연대 의무 불이행을 인정하면서도 당장은 법 위반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유로뉴스의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집행위는 연례 망명·이주 보고서에서 두 나라가 올해 망명 신청자 분산 수용이나 재정 기여를 전혀 약속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고 평가했다.
EU 관계자는 “제도는 의무적”이라며 양국이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주·망명 협약’에 담긴 연대 제도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 두 나라에서는 이주 문제가 시민들 사이에서도 깊은 의견 대립을 낳고 있다.
연대 제도는 이주 압박을 받는 회원국의 부담을 다른 회원국이 나누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주 압박 국가를 제외한 회원국은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에 비례해 기여해야 한다. 기여 방식은 망명 신청자를 자국 영토로 받아들이거나, 수용하지 않는 인원 1명당 2만 유로를 지급하거나, 이주 압박 국가의 운영 지원에 자금을 제공하는 세 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탈리아도 망명 신청자 재인수 문제로 다른 회원국들의 지적을 받았다. 여러 회원국은 지난 8월 말 이탈리아 국경을 통해 EU에 들어온 뒤 다른 회원국으로 이동한 망명 신청자들을 다시 인수하라고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했다.
EU 규정에 따르면 집행위는 이주 압박 국가라도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에 대한 연대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다만 EU 관계자는 이탈리아가 현재 그러한 지원 중단 대상에 해당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평가 기간인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회원국 사이에서 이뤄진 재인계는 약 1만3000건이었다. 집행위는 국가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유로닥 자료에서는 EU 역내 무단 이동이 약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대 제도를 통한 실제 분산 수용 실적은 합의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2026년 각국 정부는 집행위의 제안을 크게 축소했으며, 합의된 기준 인원 2만1000명에 비해 실제 다른 회원국으로 옮겨진 망명 신청자는 9000명 미만이었다.
집행위는 2027년 분담을 위한 ‘연간 연대 풀’도 제안했다. 이는 유럽 내 망명 신청자 분산 수용 총인원과 국가별 수용 또는 재정 기여 몫을 정하는 틀이다. 이주 압박 국가로 분류된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키프로스가 내년 지원 대상이다.
제안된 풀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법에 따른 최소 규모는 분산 수용 3만명과 재정 기여 6억 유로다. 각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체 규모와 국가별 몫을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