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정유겸기자] 미국 주요 기술기업과 환경단체들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용수 사용과 지역사회 영향을 다루는 국가 차원의 지침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필요한 시설이 빠르게 늘면서 전력망 부담과 환경 영향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과 환경단체가 함께 운영 기준을 협의하는 것이다.
유로뉴스는 11월 6일 AFP통신이 전날 확인한 문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협의체의 명칭은 ‘책임 있는 데이터센터 협력체(Responsible Data Center Collaborative)’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아마존, 엔비디아, 앤트로픽이 참여하며, 환경단체로는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 세계자연기금(WWF), 시에라클럽 등이 이름을 올렸다.
참여 기관들은 지난 9월 회의를 시작했으며 2027년 2월까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서에 따르면 록펠러재단과 그 연계 기관인 ‘인베스트 인 아워 퓨처’가 협의를 지원한다.
협의 대상은 에너지 사용, 기반시설, 수자원, 지역사회 참여, 경제적 편익, 투명성과 책임성이다. 각 항목의 원칙뿐 아니라 합의한 조치를 실제로 어떻게 이행할지도 다룬다.
문서는 토론 방식에 관한 규칙도 제시했다. 참여자들에게 명확히 하기 위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전제를 점검하고, 사람이 아닌 문제를 공격할 것을 권고한다. 회의에는 대화 내용은 회의 안에 두되 논의에서 얻은 내용은 발언자를 밝히지 않고 활용하는 ‘채텀하우스 룰’도 적용한다.
데이터센터는 AI 모델과 관련 기술 개발에 필수적이지만, 빠른 증설은 전력 수요를 늘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5년 17% 증가했다. AI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력 소비량은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50TWh로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는 기존 전력망이 AI 산업의 확장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발전소 신설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과 시설 소음도 쟁점이다. 냉각 설비는 많은 양의 상수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냉각탑에서 나오는 미세 물방울이 유해 세균을 운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신규 데이터센터는 지역 주민의 전기요금 부담을 늘리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소음과 오염을 유발하는 가스 발전설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여러 지역사회에서는 환경 영향과 전기요금 상승 우려를 이유로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로뉴스는 지난 3일 미국 중간선거 당시 수십 개 도시의 유권자들이 데이터센터 제한이나 전면 금지 조치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치적 진영을 넘어 AI 붐에 대한 반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도 증설 반대 움직임이 이어진다. 유럽 15개국의 100개 넘는 단체는 11월 6~7일 시위를 통해 더 명확한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대규모 신규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