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박주하기자] 디자이너 존 트리가 핀란드 브랜드 바르니(Vaarni)를 위해 소나무 원목과 얇은 소나무 베니어를 결합한 ‘후프 테이블 램프’를 디자인했다. 묵직한 목재 덩어리가 받침을 이루고, 고리 모양의 얇은 갓이 빛을 퍼뜨리는 구조다.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은 소나무의 서로 다른 가공 형태를 이용해 조각적인 형태를 만든 이 조명을 소개했다.
후프는 핀란드 유르바에서 현지 제작됐다. 소나무 가구와 생활 소품을 선보여 온 바르니는 지속가능하게 관리되는 숲에서 나온 핀란드산 소나무를 제품에 사용했다. 하나의 수종을 쓰면서도 두 부품의 두께와 형태를 달리해, 조명을 지지하는 부분과 빛을 확산하는 부분에 각각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받침은 트리가 ‘거의 브루탈리즘적인 단단한 소나무 덩어리’라고 설명한 무거운 원목 부품이다. 이 부품에 하나의 절개를 내고, 그 자리에 얇은 베니어로 만든 고리를 끼워 지지하도록 했다. 원목의 무게와 부피는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고, 고리 형태의 갓은 빛이 나오는 면을 구성한다. 두 요소를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로 줄이는 것이 디자인 과정의 한 축이었다.
고리에는 광원이 통합돼 있어 빛이 얇은 목재를 통과하면서 부드럽게 퍼진다. 트리는 소나무가 빛을 얼마나 통과시키는지를 기준으로 갓의 두께를 정했다. 따라서 베니어는 외형을 만드는 재료인 동시에 빛을 확산하는 부품이다. 두께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빛이 목재를 통과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고려했다.
갓의 크기 역시 재료의 물성에 따라 결정됐다. 트리는 개발 과정에서 얇은 베니어 고리가 일정 크기보다 커지면 자체 무게 때문에 형태가 뒤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막기 위해 목재를 두껍게 하면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고리를 크게 만드는 것과 두껍게 만드는 것 모두 제약이 있었고, 그 사이에서 형태를 유지하면서 빛을 투과할 수 있는 크기와 두께를 찾아갔다.
트리는 이전에도 소나무를 다룬 경험이 있지만, 이번처럼 재료의 특성을 깊이 탐색할 기회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바르니가 소나무를 다뤄 온 전문성 덕분에 정밀하고 복잡한 기술적 세부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조 과정에서 기울이는 주의와 정밀함이 재료의 표현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 살펴보는 작업이었다는 평가다. 소나무를 향한 긍정적인 평가는 제품을 디자인한 트리가 밝힌 소감이다.
바르니는 앞서 디자인 행사 ‘3 데이즈 오브 디자인’에서 가구를 선보였으며, 디자이너 페이 투굿과 의자 및 발 받침대를 디자인한 바 있다. 이번 후프에서는 소나무를 두 가지 방식으로 가공해 받침과 갓을 구성했다. 제품의 형태는 원목의 구조적 안정성과 얇은 베니어의 빛 투과성, 자체 무게에 따른 변형이라는 구체적인 재료 조건을 조율한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