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박주민기자]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한미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매입 규모와 실행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은 5일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장기 국채 매입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내용의 공식 확인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양국 재무당국과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면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입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백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기준 4,431억 달러, 미국 국채 보유액은 8월 말 기준 약 1,342억 달러로 제시됐다. 다만 이 수치와 매입 전망은 공식 통계 및 당국 발표와 추가 대조가 필요하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국채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는 이전보다 높은 수익률로 국채를 매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매입 이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보유 채권의 시장가치가 하락할 위험도 있다.
외환보유액 관리 측면에서도 이번 논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외환보유액은 대외 지급에 대비하고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응하는 데 활용되는 자산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외환당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외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미국 국채를 추가로 매입한다고 해서 외환보유액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외화자산을 활용해 국채를 매입한다면 외환보유액의 총규모보다는 자산 구성이 달라진다. 실제 외환보유액 증가 여부는 신규 외화자금의 조달 방식과 자산 운용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에도 한국의 국채 매입은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국채 가격에는 상승 압력이, 금리에는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이는 미국 정부의 신규 국채 발행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미 통상관계에서도 국채 매입이 협력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국채 매입이 미국의 통상 압력 완화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양국 간 공식 합의나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를 확정적인 외교 성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향후 핵심 쟁점은 매입 재원과 규모, 실제 집행 시점이다. 국채의 만기와 금리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중요하다. 미국 국채 매입이 외환시장 안정과 자산 운용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식 설명 및 후속 조치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