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최이안기자] 프랑스 작가 필리프 자에나다가 소설 ‘L'Inconnue du quai de Javel’로 2026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유로뉴스의 11월 3일 보도에 따르면 공쿠르 아카데미 심사위원단은 파리 2구의 드루앙 식당에서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는 최종 후보 네 작품이 모두 한 출판그룹 계열사에서 나와 문학상의 출판시장 영향력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플라마리옹이 출간한 수상작은 528쪽 분량으로, 1950년대 말 센강 부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젊은 여성의 살인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올해 62세인 자에나다는 범죄사건을 소재로 한 책을 여러 권 써왔다. 앞선 작품으로는 ‘Sulak’(2013), ‘La Petite Femelle’(2015), ‘La Serpe’(2017) 등이 있다.
리옹의 독립서점 ‘뢰유 카코딜라트’를 운영하는 그윌레름 페르튀이는 수상작이 접근하기 쉽고 폭넓은 독자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특별히 야심 찬 작품을 인정한 선택은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문단에서 아직 자리를 굳히지 않은 새로운 목소리와 독서 습관을 흔드는 집필 시도를 발견하게 해주는 해의 공쿠르상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출판사 구성에서도 논쟁거리가 나왔다. 10월 27일 공개된 최종 후보에는 갈리마르가 펴낸 야니크 에넬의 ‘La Solitude des professeurs est infinie’와 클레망틴 멜루아의 ‘Choses que je croyais perdues’, 플라마리옹이 낸 자에나다의 수상작, 미뉘가 출간한 실뱅 프뤼돔의 ‘De l'autre côté du lac’이 올랐다. 세 출판사는 모두 앙투안 갈리마르가 이끄는 마드리갈 그룹에 속한다.
공쿠르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상징적인 액수인 10유로다. 그러나 수상작의 판매 규모는 상금과 별개다. 지난해 수상작인 로랑 모비니에의 가족소설 ‘La maison vide’는 약 64만 부가 팔렸다. 이 책을 출간한 미뉘 역시 마드리갈 계열사다. 올해 최종 후보 구성상 어느 작품이 선정되더라도 수상에 따른 판매 수익은 같은 그룹 안의 출판사로 돌아가는 구조였다.
같은 날 르노도상은 갈리마르가 출간한 프랑수아앙리 데제라블의 소설 ‘Le Palais’에 돌아갔다. 르노도상은 과거 드루앙 식당에서 공쿠르상 발표를 기다리던 기자와 평론가들이 만든 상이다. 페르튀이는 전날 메디시상도 플라마리옹 출간작에 수여됐다고 지적하며, 문학상 제도가 한 그룹이나 한 출판사에만 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출판 생태계의 여러 주체가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균형도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쿠르상은 에드몽 드 공쿠르의 1892년 유언에 따라 만들어져 1903년 12월 21일 처음 수여됐다. 작가 한 명이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역사적 예외는 로맹 가리로, 1956년 본명으로 수상한 뒤 1975년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다시 상을 받았다. 1951년에는 쥘리앵 그라크가 ‘Le rivage des Syrtes’로 첫 수상 거부자가 됐다. 그는 이를 통해 심사위원의 역량과 상업문학, 성공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항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