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원유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좁아지자, 걸프 산유국들은 해협에 덜 기대는 길을 찾고 있다. 전쟁 내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온 아랍에미리트(UAE)가 그 선두에 섰다. 수하일 알마즈루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하더라도 UAE는 지난번보다 잘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협 바깥 푸자이라로 가는 송유관을 늘리고, 원유를 고객 가까이에 저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해협 하나에 걸린 세계 에너지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전쟁이 드러낸 해협의 급소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내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시달렸다. 원유 수출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해협 바깥 오만만에 자리한 푸자이라항이 숨통 구실을 했다. 내륙의 합샨 유전과 푸자이라를 잇는 송유관은 2012년 문을 연 뒤 하루 150만 배럴을 실어 날라 왔다.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은 지난 5월 이와 나란한 두 번째 송유관 공사를 서두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번보다 잘 대비한다"
수하일 알마즈루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은 2일 아부다비 국제석유박람회(ADIPEC)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하더라도 아랍에미리트는 지난번보다 잘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내다볼 수 없다면서도, 에너지 시설 방호와 대체 수출로 구축, 해외 원유 저장 능력 확충, 해운 선단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중인 새 송유관이 완공되면 내년에는 푸자이라로 보낼 수 있는 원유가 두 배로 늘어난다.
"한 배럴에서 목적지까지"
알마즈루이는 이번 위기를 겪은 뒤 많은 에너지 기업이 설비를 다시 따져 보고 더 단단하게 다시 설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회복력이 생산 시설만 지켜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원유 한 배럴이 땅에서 나와 목적지에 닿기까지 모든 단계를 지켜야 하며, 고객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이 한때 전쟁 이전보다 많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협 하나에 걸린 질서의 변화
좁은 해협 하나에 걸린 세계 에너지 질서가 길을 바꾸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선택은 다음 전쟁에 대비하는 걸프 산유국들의 새 표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