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무대 중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면서, 왜 실패와 위기가 닥쳤을 때는 보이지 않는 실무자의 등 뒤로 숨으려 하십니까?"
성과는 독식하고 책임은 하청주는 리더의 민낯은 어떠한가?
현장의 회의실에서 가장 흔하게 목격되는 비극은 리더의 '선택적 기억상실'이다. 실적이 오르거나 외부의 찬사를 받을 때, 리더는 그것이 자신의 탁월한 직관과 결단 덕분이라고 포장한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하는 서늘한 순간이 오면, 리더의 입에서는 여지없이 "실무진이 디테일을 놓쳤다"거나 "내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변명이 흘러나온다.
권한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책임은 아래로 전가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이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면, 조직원들은 더 이상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 실패의 대가를 자신들이 오롯이 뒤집어써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책인자불전교 자서자불개과', 당신의 이중잣대는 안녕하십니까?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正己篇)은 타인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리더의 위선을 이렇게 경고한다. '책인자불전교 자서자불개과(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남을 꾸짖기만 하는 자는 온전한 사귐을 맺을 수 없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자는 자신의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직원의 작은 실수에는 불호령을 내리면서 정작 자신의 치명적인 오판은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로 합리화하는 리더는 조직 내 신뢰 자본을 급속도로 탕진한다. 타인을 향한 날카로운 잣대가 자신을 향할 때만 무뎌지는 리더를 진심으로 따를 바보는 없다.
위기 상황에서 직원을 제물로 바친 리더가 잃게 되는 진짜 대가는 무엇인가?
리더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부하직원을 꼬리 자르듯 베어내면 당장의 책임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대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조직 전체에 '우리 리더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지독한 공포와 냉소가 뿌리내리기 때문이다.
가장 유능하고 자존감 높은 에이스들이 가장 먼저 이력서를 고치기 시작한다. 방파제가 되어주지 못하는 선장 밑에서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선원은 없다. 결국 리더의 곁에는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무능한 예스맨들만 남게 된다.
리더의 자리는 변명하는 곳인가, 기꺼이 방파제가 되어주는 곳인가?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폭력이며,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은 기만이다. 진정한 리더는 일이 잘 풀릴 때 실무진을 무대 위로 올려보내고, 일이 어그러졌을 때 기꺼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쏟아지는 비난을 온몸으로 맞는다.
자신이 다칠 것을 각오하고 직원을 보호하는 그 서늘한 결단 속에서만 진짜 충성과 몰입이 탄생한다.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 당신은 가장 먼저 앞으로 나아가 화살을 맞는 견고한 방파제입니까, 아니면 직원의 등 뒤로 숨어 변명만 늘어놓는 초라한 도망자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