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NBC 뉴스 간 갈등이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둘러싼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의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가 자신의 공화당 예비선거 후보 지원 성적을 두고 ‘엇갈린 결과(mixed results)’라고 평가한 데 대해 사실을 왜곡했다며 FCC에 신고해 제재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BC는 웰커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맞섰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치인과 언론인의 설전을 넘어 방송사에 대한 정부 규제 권한과 언론의 편집·보도 자유가 충돌하는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논란은 지난 8월 30일 웰커가 워싱턴 지역 NBC 계열 방송에 출연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작됐다. 웰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공화당 후보를 예비선거에서 지원했지만 그 결과가 “일부 엇갈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발언은 정규 ‘미트 더 프레스’ 본방송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방송 전 지역 방송사와의 프리뷰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자신이 지원한 후보들의 성적을 근거로 상원 후보는 100%, 하원 후보는 98%의 승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하면서 웰커의 ‘mixed results’ 표현을 “의도적인 부정확성”으로 규정했다. 이어 웰커를 FCC에 신고해 “견책 또는 처벌”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수치는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자료이지만, 전체 후보군과 선거 유형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해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후보 가운데 일부는 예비선거 또는 특별선거에서 패배한 사례도 존재한다. 따라서 특정 수치가 높다는 사실과 이를 ‘mixed results’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판단 영역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NBC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대해 웰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NBC 뉴스 측은 “크리스틴은 업계 최고의 인물 가운데 한 명이며 우리는 그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해당 발언을 철회하거나 수정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핵심 쟁점은 FCC가 이러한 보도 판단에 실제로 개입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FCC의 기존 정책에 따르면 방송 뉴스의 선택과 편집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 자유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위원회가 통상적인 뉴스 판단을 대신하는 데에는 상당한 제한이 있다. FCC는 방송사가 고의적으로 뉴스를 조작하거나 왜곡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 뉴스 왜곡 문제를 검토할 수 있지만, 단순히 특정 보도의 표현이나 편집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개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FCC 자료에서도 뉴스 프로그램의 보도 선택에 대해 위원회가 일반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며, 방송사의 선의에 따른 뉴스 판단을 직접 심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제시돼 있다. 동시에 고의적인 뉴스 왜곡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준도 존재한다.
이번 사안에서 아직 공개적으로 확인된 내용만 놓고 보면 웰커의 표현이 단순한 정치적 평가인지, FCC가 말하는 고의적인 뉴스 왜곡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자신의 지지 후보들의 높은 승률을 근거로 웰커의 표현이 부정확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웰커의 발언 자체가 특정 후보들의 승패를 허위로 보도한 것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정치적 성과를 평가한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방송사가 정부로부터 주파수와 면허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일정한 공익 의무를 부담하지만, 그 자체가 정부가 개별 뉴스의 표현을 결정할 권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FCC 내부에서도 뉴스 왜곡 정책과 방송사에 대한 규제 권한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평가 자체보다, 정부 규제기관이 방송 뉴스의 편집 판단에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에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정치권과 언론 간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FCC의 실제 대응 여부가 향후 논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