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조은비기자]
일본에서 사기·절도·절도미수 혐의로 수배된 일본인 남성이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필리핀 이민국은 이 남성이 일본계 범죄조직으로 알려진 'JP드래곤'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일본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에 신병이 확보된 것으로, 필리핀 당국은 현지 추방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필리핀 이민국(BI)에 따르면 일본인 남성 A씨(57)는 지난 10월 31일 북부 루손섬 누에바에시하주 카바나투안시에서 체포됐다. A씨는 일본에서 사기·절도·절도미수 혐의로 수배된 인물이다. 일본 후쿠오카 간이재판소는 2022년 12월 27일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JP드래곤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필리핀 이민국은 해당 조직이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TBS NEWS DIG는 A씨가 조직 내 2인자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언론 보도에 따른 추정으로, A씨의 구체적인 조직 내 지위와 범행 관여 정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JP드래곤과 관련해 제기된 주요 범죄 의혹은 일본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 사기다. 필리핀 이민국은 조직원들이 일본 경찰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현금인출카드나 금융정보를 넘기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금융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피해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이민국은 일본 수사당국이 2019년 이후 JP드래곤과 관련해 피해자 약 250명, 피해액 약 9억엔 규모의 사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직 전체와 관련해 추산된 피해 규모다. A씨 개인이 해당 피해자 전원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거나 약 9억엔을 편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직 차원의 피해 추정치와 개별 피의자의 혐의는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이번 체포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JP드래곤 관련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TBS NEWS DIG는 조직의 수장으로 지목된 인물이 2025년 6월 필리핀에서 구속된 이후에도 주요 구성원에 대한 검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체포된 A씨 역시 조직의 주요 인물로 지목된 만큼 향후 수사에서 조직 내 역할과 관련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될지 관심이 쏠린다.
필리핀 이민국은 A씨를 이민국 구금시설에 수용하고 추방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확인된 발표는 필리핀 내 추방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일본으로의 실제 송환이 완료됐거나 구체적인 송환 일정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향후 신병 인도 절차와 일본 내 수사 진행 상황은 추가 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이 다른 국가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벌이는 국제 사기 범죄의 수사 과제를 보여준다. 범죄조직의 활동 장소와 피해 발생 국가가 다른 경우 수배자 소재 파악과 신병 확보, 범죄 관련 자료 확인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해진다.
다만 A씨가 JP드래곤에서 실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일본에서 제기된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범행과 연결되는지는 향후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조직 전체의 범죄 의혹과 피해 추정치를 A씨 개인의 형사책임으로 단정하지 않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