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서초구 교대역 ‘정책 법률사무소’ 정관영 대표 변호사 |
법률 분쟁은 당사자에게 단순한 사건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쌓아온 경력과 명예가 걸린 문제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앞으로의 삶을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이 된다. 법률적으로는 하나의 사건번호로 기록되지만 그 안에는 쉽게 헤아릴 수 없는 개인의 사정과 시간이 담겨 있다.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에 자리한 ‘정책 법률사무소’를 취재하게 된 것도 이러한 법률 분쟁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었다. 공직과 민간 법률 실무를 두루 경험한 변호사가 어떤 기준으로 사건을 다루고, 의뢰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자 했다.
정책 법률사무소를 이끄는 정관영 대표 변호사는 노동·행정·형사·조세·가사 사건 등을 중심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익법무관과 법제처 사무관으로 근무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정관영 변호사 |
고등학생의 막연한 꿈, 공직을 거쳐 변호사의 길로
정 변호사가 법조인의 길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IMF로 아버지의 사업 실패 후 가세가 기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당시부터 조직에 소속돼 정해진 방식으로 일하기보다 자신의 판단과 책임 아래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어렴풋이 변호사가 되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잘못된 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직장생활을 하면 조금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학을 공부한 그는 법학전문대학원 1기로 진학했다. 2012년 변호사시험 1회 합격 후 공익법무관과 법제처 사무관을 거치며 약 8년간 공직에 몸담았다. 이 가운데 법제처에서는 약 5년 동안 사무관으로 근무하며 법령과 행정에 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안정적인 공직생활이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 있었다. 결국 2020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다른 법무법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했고, 2025년 초 대학 시절 함께 공부했고, 지금은 조세전문 변호사가 된 선배와 정책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공직에서 쌓은 경험과 민간 법률 실무를 결합해 전문성 높은 법률 서비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출발의 이유였다.
![]() ▲ 사건 자료를 살펴보는 정관영 변호사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사건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서면 한 장에 담긴 정성
정책 법률사무소가 추구하는 경쟁력은 정교한 사건 분석과 충실한 소송 준비에 있다. 정 변호사는 자신을 꼼꼼한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사건을 맡으면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검토해야 마음이 놓이고, 작은 쟁점도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는 사건을 대충 처리하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소장이나 준비서면을 작성할 때도 정말 열심히 씁니다. 사건에 따라서는 20~30페이지에 이르는 서면을 작성하기도 해요.”
특히 노동 사건에서는 근로자나 임직원을 대리하면서 상대방 기업이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한 상황을 자주 마주한다. 그럴수록 법리적 쟁점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교하게 구성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상대방이 대형 로펌의 변호인단을 구성하면, 저희는 더 열심히 재판하고 그만큼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그는 법률 서비스의 수준이 사무소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사건 검토와 철저한 재판 준비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의뢰인의 비용 부담을 고려하는 것이 정책 법률사무소의 운영 원칙이다.
▲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수십 명의 운명이 걸렸던 소송, 잊을 수 없는 첫 사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자 정 변호사는 관세청 공무원들의 집단 징계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세관 공무원들이 위험물 반입 감시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고, 20여 명의 공무원이 징계나 해임 등의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는 이 가운데 다수의 공무원을 대리하며 징계위원회와 소청심사위원회 절차를 거쳐 행정소송까지 수행했다.
초기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징계 및 소청심사 단계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1심에서 자신이 변호한 14명 가운데 9명의 청구가 받아들여져 승소했고, 나머지 5명도 결국 항소심에서 모두 이겼다.
“처음에는 계속 어려운 결과가 나왔어요. 하지만 소송을 진행하면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하나씩 다투었고, 결국 항소심까지 가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해당 사건을 통해 일부 공무원에게 제기된 근무 태만 관련 판단을 바로잡거나 징계 수위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 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승소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서울고등법원 언덕에서 느낀 변호사의 책임
소송은 수년에 걸쳐 이어졌다. 징계 처분을 받은 공무원들은 자신의 명예와 직업을 지키기 위해 긴 시간을 견뎌야 했다.
정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여러 의뢰인과 함께 서울고등법원으로 향하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열몇 분의 의뢰인들과 법원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어요. 변호사는 저 혼자였고, 그분들과는 이미 3~4년 동안 소송을 함께하고 있었죠.”
그때 한 의뢰인이 정 변호사에게 말을 건넸다.
“저희도 이렇게 힘든데 변호사님은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오랜 시간 함께한 변호사를 위로하려는 말이었다. 그러나 정 변호사에게는 오히려 더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이분들의 힘든 시간이 모두 제 어깨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정말 강하게 들었습니다.”
긴 소송 끝에 유리한 판결을 받았을 때 의뢰인들이 기뻐하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이후 한 젊은 공무원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정 변호사는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법률적인 관계로 시작한 인연이 삶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하는 관계로 이어진 것이다.
▲ 정관영 변호사 국회방송 출연 모습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승소의 기쁨 뒤에 남은 안타까운 기억
그 사건에는 정 변호사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징계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공무원 한 명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정 변호사는 그를 동료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소송을 함께 진행하던 중 전해진 비보는 큰 충격이었다.
“그때 제가 조금 더 힘이 되어드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지금도 남아 있어요.”
이후 고인의 명예와 관련된 소송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정 변호사는 고인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자 관련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이 사건은 단순히 여러 건의 승소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 끝내 지켜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남은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애썼던 시간, 그리고 변호사라는 직업이 지닌 책임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다.
▲ 정관영 변호사 강연 모습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법학 연구와 실무를 연결하는 전문 법률사무소
정 변호사가 정책 법률사무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노동과 행정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는 법률사무소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는 사회법학 박사학위를 바탕으로 학문적 연구와 실제 사건 수행을 연결하는 역할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노동법(개별노동관계법, 2024), 행정법(행정기본법 실무해설, 2021), 헌법(헌법에 없는 언어, 2021) 분야의 저서와 사회보장법 분야의 박사논문을 집필하는 등 여러 법 분야에 능통하다. 법률 실무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법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연구를 통해 축적한 지식을 다시 실무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최소한 제가 전문 분야로 삼고 있는 노동과 행정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법률사무소가 되고 싶습니다.”
정 변호사는 국내 최초로 교육부 등 8개 정부부처(청)의 고문변호사를 역임한 바 있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고문변호사와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공공 분야의 법률 문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법률사무소가 단순히 사건을 수임하는 곳을 넘어 법학 연구와 실무, 공익적 활동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국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공직 경험과 행정 사건 수행을 통해 정 변호사가 느낀 문제의식도 뚜렷했다. 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처분의 잘못을 인식했을 때 이를 스스로 바로잡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잘못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인정하고 처분을 철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용기가 필요해요.”
행정처분을 받은 국민이 부당함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정신적 부담도 커진다.
정 변호사는 행정기관이 오류를 인식하고도 끝까지 소송으로 다투기보다 잘못된 처분을 자발적으로 시정하는 문화가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이는 행정기관의 권한을 부정하는 주장이 아니라 행정이 국민의 권리를 더욱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 군포시 노동정책 토론회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법률시장의 경쟁보다 중요한 책임과 공공성
정 변호사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법률시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특히 전국적인 조직망과 많은 소속 변호사를 내세우는 일부 법률 서비스 조직에서 사건을 실제로 누가 담당하고 어떻게 관리하는지 의뢰인이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는 다른 법률사무소에서 사건을 진행하다가 담당 변호사의 대응이나 사건 관리에 불만을 느껴 다시 상담을 요청하는 의뢰인들을 접한 경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무소의 규모나 조직 형태만으로 법률 서비스의 질을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의 전문성과 책임 있는 수행 여부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변호사들이 조금 더 책임감과 공공성을 가지고 사건을 수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정 변호사는 정책 법률사무소 역시 외형적인 성장보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잘못 선택했다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사건 하나하나에 충실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 국민권익위원회 비실명 대리신고 자문변호사 위촉식 (사진 = 정책 법률사무소) |
AI 시대, 법률 서비스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법
법률 문제를 겪는 일반인들에게 정 변호사가 전하고 싶은 조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맹신하지 말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변호사와 상담하기 전 AI를 통해 관련 법률이나 판례를 찾아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 변호사 역시 이러한 기술의 활용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AI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너무 믿지는 마세요. 법률에 관해 틀린 내용이나 과장된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법률 문제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증거, 적용 법령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AI의 답변을 확정적인 법률 판단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조언은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 충분히 상담하고 비교하라는 것이다.
“여러 변호사와 상담해 보시고 자신의 사건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춘 분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승소를 지나치게 확신하거나 결과를 단정하는 경우에는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좋은 변호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단순히 높은 승소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어려움과 위험까지 충분히 설명하고 책임 있게 대응하는 태도에 있다고 강조한다.
![]() ▲ 정관영 변호사 |
법률의 중심에 결국 사람이 있다는 믿음
인터뷰를 마치고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정 변호사가 들려준 서울고등법원 언덕의 이야기였다. 수년간 소송을 함께한 의뢰인들과 법원으로 향하던 길, 자신을 걱정하는 의뢰인의 말에서 오히려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는 대목은 그가 변호사라는 직업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보여줬다.
그에게 법률 분쟁은 단순히 승패를 가리는 일이 아니었다. 소송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의뢰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명예를 회복한 의뢰인의 결혼식을 함께했던 기억에는 사건 너머의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었다.
공직 경험과 법학 연구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정 변호사는 앞으로도 노동·행정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고 공익적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치밀한 사건 분석과 합리적인 법률 서비스, 의뢰인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정책 법률사무소만의 경쟁력을 다져가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그가 강조하는 법률의 가치는 사람을 향해 있었다.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권리를 지키려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정책 법률사무소의 주요 업무 분야와 법률 상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www.policylaw.kr/














